스포일러가 있어요!!
스포일러가 있어요!!
스포일러가 있어요!!
혼자서 보고 왔습니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알게된 건 오늘 오전 12시 5분입니다. 그 전까지는 극한직업이라는 영화에 대해서 별로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자기 전 유튜브에 뜬 영상을 보고 보기로 했습니다.
그냥 딱봐도 코미디 영화라는 게 보였습니다. 감독부터 그냥 웃기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하는걸 보고 개봉 당일 날 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오늘 보고 나왔는데 간만에 생각없이 웃으면서 본 한국 영화였습니다.
최근 봤던 영화들 중 의도적으로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려 하거나 눈물이나 감동을 강요하는 영화를 보고 속으로 '아...왜 저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중간에 갑자기 관객들에게 설교를 하려 하는 영화는 '완벽한 타인'이고, 눈물이나 감동을 강요하는 영화는 '창궐'이었습니다. 밑에서 조금 이야기를 쓰면 되니까 여기까지 하고 극한직업은 오히려 이런 걸 빼고 웃기려고 만들어서 좋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감동과 신파를 좋아하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특히 그런 것을 오글거려서 못보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없이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좋았습니다.
장점
1. 연기
류승룡이야 말을 안해도 되고, 배우들 모두 연기를 잘했습니다. 공명이라는 배우는 제가 몰랐지만 이 영화 후반에서 굉장히 인상깊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얼굴만 봐도 빵터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하균, 오정세 배우도 연기는 말이 필요없지요. 자칫 너무 가벼워질 수 있는 영화를 이 둘의 연기로 어느 정도 무게감을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2. 개그
말로 웃기는 개그. 상황으로 웃기는 개그, 슬랩스틱도 있고 개그들이 골고루 들어가 있습니다. 아무리 개그가 재밌더라도 한 종류의 개그만 계속 변주하게 되면 재미가 없게 됩니다. 하지만 극한직업은 개그 요소들을 골고루 배치해놔서 지루하다는 생각을 잘 안하게 됩니다.
영화 대사에 나오는 사소한 것들 모두 감독이 다 수거해갑니다. 물론 멍때리며 보다가 놓치는 게 있지만 영화에 한 번씩 나오는 단어들을 알뜰하게 수거를 해서 개그코드로 씁니다. 사실 다른 것보다 이 부분에서 감독이 영화를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게 되신다면 꼭 집중해서 보셨으면 합니다.
3. 액션
의외로 액션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초중반에는 액션이라고 할 씬이 많이 없지만 후반부에 이 액션이 관객들을 몰입시킵니다. 후반부를 위해 감독이 의도적으로 마약반 구성원들의 떡밥을 뿌리지 않은 느낌입니다. 아니면 개그를 위해서 그냥 안했다던가... 아무튼 액션도 그 정도면 굉장히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후반부는 경찰 영화느낌입니다. 물론 여기서도 개그가 나옵니다. 감동으로 갈 수 있는 모멘트가 있지만 다른 캐릭터들이 이런 감동을 크게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4. 편집
편집을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나누어 보면 초중반부와 후반부 이렇게 나뉘는데, 이 두 부분이 자칫 잘못하면 물과 기름처럼 따로놀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일반적인 경찰 영화처럼 초중반부에도 경찰 영화 같은 느낌을 많이 넣었다면 관객입장에서 영화에 제대로 몰입을 못했을 것 같습니다. 웃기다가 갑자기 수사 때문에 진지해지고, 웃기다가 진지해지고 이런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편집과 각본이 좋아서 그런지 두 부분이 매끄럽게 물려들어갑니다. 특히 중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갈 때 갑작스럽게 경찰영화처럼 진행되는 게 아닙니다. 감독이 '나 이제 슬슬 경찰 영화처럼 보이게 하려 하는데..' 하면서 물에다가 물감을 타는 것처럼 슬슬 영화의 느낌이 바뀝니다. 고반장의 와이프와 마형사가 물감 역할을 하는데 이걸 보면서 편집이 잘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5. 신파 설교가 없다.
완벽한 타인과 창궐은 재밋게 봤지만 보고 나서는 기분이 나빴습니다. 결말이 너무 어처구니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제일 싫었던 것은 뜬금없이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말하면서 관객들에게 되물으며 설교하는 것 말입니다. 창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왜 관객들에게 다같이 울자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구절절 본인 입으로 직접적으로 말하면 굉장히 꼴불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건데?' 이 생각밖에 안들거든요. 오리지널 블레이드 러너를 저도 봤습니다. 솔직히 영상미는 있는데 지루합니다. 그런 소재들을 이제는 많이 봐왔으니까요. 저도 졸면서 봤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면 누구나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반전도 있지만 관객에게 충격을 주는 건 바로 레플리컨트의 행동과 연기거든요. 만약에 영화 후반부에 인간성이 어쩌고 직접적으로 말을 했다면 충격을 덜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신파와 설교가 싫을 때가 있습니다. 그냥 생각없는 영화 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익스펜더블이나 존윅 같은 영화 말입니다. 극한직업은 그냥 웃고싶을 때 가서 보면 됩니다. 이게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6. 클리셰
영화 중간 중간 일반적인 액션 영화의 클리셰들을 비트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초반부터 바로 나오는데 이게 쏠쏠합니다.
7. 타영화
극한직업을 보다 보면 어디서 본 것 같은 영화의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특히 영화 후반에 어던 홍콩영화의 노래가 나올 때 개빵터졌습니다. 이 영화를 안다면 진짜 노래가 들리면서부터 풉 하실겁니다.
단점
1. 개그
웃긴 영화긴 하지만 개그가 빵빵 터진다기 보다는 소소하게 웃긴 개그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약간 뻔한 개그도 있습니다. 개그들이 어느정도 예측 가능합니다. 물론 2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 내내 빵빵 터지면 그게 영화입니까. 웃음가스 풀어둔 격리실이지. 단점이긴 하지만 큰 단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그코드가 개콘스러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차라리 이런 개그코드를 약간 줄이고 다른 영화들을 비틀어서 개그코드로 썼다면 더 괜찮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2. 예고편 or 유튜버들 리뷰영상
위에도 올렸던 유튜브 영상을 보고 갔는데 저게 영화의 60% 입니다. 홍보를 위해 어절 수없이 영화의 개그를 많이 넣은 것 같은데 차라리 영화에서 잘라낸 부분에서 개그파트를 따로 예고편으로 올렸다면 어땠을 지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지갑사정이 허락한다면 또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박이 났으며 좋겠습니다. 저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이런 영화가 많이는 아니고 조금씩이라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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