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러블리즈를 좋아하게 된 건 17년 여름이다. 그 전에도 노래를 알고 있긴 했지만 딱히 입덕 요소가 없었기에 호감있는 그룹 정도였다 그러다 정예인의 영상을 보고나서 급격하게 덕질을 했다. 부랴부랴 앨범들 사서 모으고 Fall in Lovelyz 앨범 쇼케이스 때는 우연히 친구가 구해준 쇼케이스 입장권 덕분에 쇼케이스도 보고 왔다. 쇼케이스 당일이 졸업작품 전시회 첫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회에 켜둔 우리 랩탑 챙겨 전시회장 빠져 나와 쇼케이스 장소로 갔다.
2. 나는 라이트팬이다. 물론 오프나 팬싸같은 곳을 가서 러블리즈 멤버들을 가까이서 안보고 싶은 건 아니지만, 친구도 아니고 연예인과 팬이라는 관계를 빼면 나와 연관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과 1분동안 할 이야기가 없다. 그리고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그 10분을 위해서 20, 30만원을 쓰기도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냥 앨범 2,3장 사고 주변 지인들에게 영업용도로 나눠준다. 물론 3기는 가입했다.
3. 입덕 전에 정말 온갖 곳에서 자료 뒤져가면서 봐야할 것은 다 봤다. 물론 과거에 있었던 일도 알게 되었다. 데뷔 초에 이런 저런 사건들로 여초사이트에서 이미 굉장한 타격을 입었고, 인피니트 팬덤에서도 좋게 안보고(사실 아이돌 덕질은 티아라 이후로 접어서 같은 소속사라면 타 팬덤내에서 응원을 해준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인피니트 팬덤이 지금은 다르려나? 모르겠다. 인피니트 팬덤에 관심이 없어서, 애초에 안좋게 보는 거 아는데 굳이 관음할 필요도 없고) 추가로 내가 좋아하는 걸그룹이 타팬들에게는 이미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도 알게되었다.
팬으로서, 인간으로서 동정심 같은 감정을 갖고 상대를 응원하면 안되는 걸 알지만, 활동 때 매번 열심히 해도 아쉬운 성적만 갖고 가는 멤버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음악이 내 취향이고, 추가로 정예인이 정말 너무 예뻐서 주변 상황 보지도 않고 입덕 하기로 마음 먹었다.
정예인은 일단 외모부터 내 취향에 딱 맞는 외모다. 웃을 때와 무표정 할때의 분위기가 완전 다른 게 매력 포인트다. 그리고 목소리도 내가 좋아하는 저음의 목소리다. 평상시 목소리도 좋지만 노래할 때의 목소리도 좋다. 성격도 약간 털털하고 비글적인 느낌이 있어서 완벽한 이상형이다. (물론 나랑 만날 일이 없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예인이라는 이름도 예쁘게 느껴진다.
4. 여튼 이런 저런 예능 보면서 방송에서 보이는 러블리즈를 보며 느낀게 있다. 방송에서의 이미지라 실제와는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지인이나 가족도 아니고 방송 이미지로 보지 뭐..
공중파 예능 같은 곳에 나오면 자기들끼리 하던 것과는 다르게 약간 위축된다고 해야하나 긴장한 거 같은 그런 걸 느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건 자기들끼리 브이앱을 하건 러블리즈 다이어리 같은 예능을 찍을 때와는 약간 좀 다른 걸 느낀다. 편집 때문인지 아니면 피디가 그렇게 요구를 하는지, 대본인지 모르겟지만 자체 예능을 할 때와는 뭔가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받는다. 카메라톤이나 그런 문제는 아니다.
데뷔초에 안좋은 사건을 겪고 나서 그런지 멤버들끼리 으쌰으쌰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보통 데뷔 초에 어려운 상황을 지내다보면 둘 중 하나다. 팀이 와해되거나 더 돈독해지거나, 물론 그냥 비즈니스 관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쨋건 수갑듀오들처럼 어색할 수 있으나 서로를 싫어하고 그러는 건 없어 보인다. 이건 아마 베이비소울의 영향도 있을듯
마지막은 멤버들이 다 착하다는 것이다. 작곡가나 같이 작업한 작곡가들 인스타나 후기들 보면 하나같이 다 착하다고 한다. 물론 얼굴까지 본 사이에 성격 개같다고 쓸 수 없잖아 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야구선수나 유명인들 보면 대놓고 성격 좆같은 사람들이 있다. 사실 연예계가 착하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니까. 때로는 독해졌으면 하는 것도 있다.
5. 하여튼 취업 준비를 해야하니 라이트하게 음악 듣고 사진이나 줍고 동영상에서 보는 안방러인데 시험날짜가 얼마 안남아서 덕질을 쉬다가 시험 하루 앞두고 컨디션 관리차 일찍 누워서 이곳 저곳 눈팅했더니 뭔가 터진 것 같다. 무슨 일인지 몰라서 왜 그런가하고 찾아 봤더니 뭐 명은이 생일날 비롯된 문제더라. 사실 나는 아이돌에 문외한이니까. 사람들이 화내는 포인트를 몰랐다. 그래서 그냥 지나갈뻔 하다가 혹시나 해서 아이돌 팬질을 열심히 한 친구에게 '이런 일이 있는데..' 하고 물었더니 '미친거 아냐?' 라는 대답을 받고 '아 잘못된거구나' 깨달앗다. 개인 대 개인이 만난 것과 아이돌판은 다르다는 걸. 그래서 글이랑 댓글들 열심히 읽는데 사람들이 현타 오는 포인트를 대충 찾을 수 있었다. 물론 나는 그 사람들처럼 돈을 쓴 것도 아니고 오프를 열심히 다닌 것도 아닌 안방러 라이트 팬이다. 하지만 사람들 경험담이나 그런 글들 읽고나니 나도 약간 현타 비스무리하게 왔다. "아..나처럼 오프 안가고 주변에 영업하고 하는 건 연예인, 회사 입장에서는 쓸모 없고 부질없는 것이구나" 그냥 멤버들이 착하고 마음이 좋아서요..라기엔 아이돌판에서는 금지된 행동이라 뭐가 뭔지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보다 덕질을 해야한다는 마음이 살짝 꺾인 건 사실이다.
6. 인터넷에서 보이는 글에 멤버들이 현실에 안주하는 느낌을 받는다라는 글을 봤는데,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팬들도 공중파 1위를 정말 간절히 바라지만 팬들만큼 본인들도 1위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다만 기획사 입장에선 선택을 해야하는 게 큰 문제다. 코어팬덤으로 운영되는 걸그룹, 계약 기간은 얼마 안남았고, 대중으로 가느냐 코어를 노리고 가느냐. 이 문제인데 기획사는 대중으로 가는 걸 노리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대중과 팬덤 사이 어딘가에 있는 애매한 스탠스가 되버린 거 같지만... 지금까지는 팬덤 내부에서 이런 저런 사소한(돌판에선 절대 사소하지 않지만...) 사건들을 참으면서 왔지만 이번 일 계기로 약간 임계점에 도달한 느낌이다. 크고 작은 사건 몇 개 더 터지면 코어 팬덤도 쪼개질 느낌이다. 절반으로 확 줄지는 않더라도 줄어드는 건 확실하지 않을까.. 어떻게 되건 러블리즈를 응원하겠지만 끝이 좋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현타가 온다.
나도 정말 공중파에서 1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7. 기획사 입장에서는 난처할텐데, 이러나 저러나 팬들 이탈만 가속화 될 것 같아서 그냥 입다물고 있는 것 같다. 합리적이라면 합리적인데 과연 이런식으로 운영하면 팬들이 과연....
8.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새벽에 관계자나 지인이 쓴걸로 추정되는 글도 읽었다.(관계자가 아닐 수도 있다. 워낙에 컨셉질 하는 놈들이 많아서) 누가봐도 음원성적 떨어지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팬덤과 음판이 상승하고 있다는지 모르겠다. 회사 관계자라면 숫자 읽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하지 않을까.
추가로 멤버들이 팬들이 줄어드는 느낌이 굉장히 불안해 한다나. 이게 사실이라면 러블리즈 멤버들이 너무 안쓰럽다. 슈가맨에 나오는 예전 가수들이 하는 말이 있다. 가수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알아볼거라 생각했는데 알아보지 못해서 상처를 받는다나? 인기는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지만 기자와 팬들의 관심을 받다가 한순간에 사라지면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아무도 아닌 사람처럼 느껴진다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은 평생 못받을 양의 관심을 활동하는 7년동안 받았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람들에게서 받는 관심이 줄어든다고 해서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9. 정예인은 외모에 자신이 없어서 자꾸 속상하다고 한다 처음에 농담인 줄 알았지만 라디오에서 진지하게 말할 정도라면 진심으로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걸그룹 대부분이 모두 예쁘고 매력있지만 내가 보기엔 다른 걸그룹 멤버들보다 정예인이 제일 예쁘다. 무쌍 연예인이 얼마나 적은데... 그리고 내가 주변 사람에게 영업할 때 제일 처음으로 영업하는 게 정예인인데 왜 외모에 자신이 없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주변 걸그룹들과 계속 비교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그런 자극이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지나치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으니까. 타인과 자신을 비교해서 상처를 그만 받았으면 좋겠다. 예쁘지 않으면 어떻게 아이돌을 하겠어...
예쁘기만 하구만..
이번 일도 잘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 울림 제발 제발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