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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내가 트위터 접은 이유

트위터에 계정을 처음 만든 건 2009년이었다. 사실 공연 알림이나 일지를 보려고 만들었던 계정이고 계정을 만든 목적에 충실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처럼 트위터 특유의 방식에 금방 흥미를 잃고 트위터를 접었다. 그렇게 계정을 잊고 있었다. 2010년 추석이나 설날이었을 것이다. 갑자기 트위터가 생각이 났다. 지루했던 명절날 트위터에 올라왔던 트위터 특유의 분노에 찬 트윗을 보면서 웃다가 명절이 지나갔다. 명절이 지난 뒤로 트위터에 즐거운 기억만 남아서 나는 그때부터 열심히 트위터를 하기 시작했다. 



악마의 새.




내가 타임라인을 잘 짜서 그런지 몰라도 내 타임라인에는 굉장히 재밌고, 때로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올라오고, 스포츠 이야기도 올라오고 했다. 2011년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트위터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2012년 입시 스트레스를 풀 곳이 마땅치 않았던 나는 트위터에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했다. 물론 절대로 나쁜 의미의 스트레스 해소가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말 하고 욕도 하고 그러는 용도였다.
입시를 마치고 대학을 다니며 더욱 트위터에 매달렸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도 생기고 같은 장르의 음악을 듣는 친구도 생기고 재밌었다. 사람들이 나이와 학연, 지연을 따라 친구를 사귀는 게 아닌 취미나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친구를 사귀면 좋다는 것을 느꼈다.(물론 단점과 한계도 명확하다. 최근에는 약간 단점을 많이 느끼고 있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으니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을 한다.) 




현자 1



현자 2



그러다가 점점 내가 팔로하던 유명인들이 하나,둘 트위터를 그만두기 시작했다. 진중권, 이말년 그 외에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들. 굉장히 안 좋은 문제로 타의에 의해 그만둔 사람도 있지만 본인의 의지로 그만둔 사람들도 있었다. 이말년, 진중권은 자신의 의지로 그만둔 사람이기에 내가 아직도 기억하는가보다. 아무튼, 이말년과 진중권이 위에 한 말이 정말 맞는 말이다. 나는 이말년이 트위터를 굉장히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중권의 저 트윗을 4학년 여름방학부터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트위터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던 건 지하철역에 걸린 시에 관한 문제를 두고 사람들이 열심히 본인의 의견(이라 쓰고 개소리라 읽으면 되는..)을 피력할 때였다. 솔직히 난 지금도 아래에 있는 시가 도대체 어디가 성적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게 성적이라니 일상생활 가능?



 직업 시인이 아닌 일반 시민이 적은 시고 당연히 허접한 시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시의 완성도를 떠나서 굉장히 본인의 감정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다 큰딸이 너무 보고 싶어 딸이 보낸 사진을 확대해서 본다는 정말 간단한 주제 아닌가? 고등학교 3학년 애들 데려다 놓고 이 시를 분석하라고 해도 나와 비슷할 것이다. 단순히 가랑이를 벌린다는 표현에 집착해서 성적인 시라고 매도하는 사람들은 뇌에 있는 히토미부터 꺼야한다. 




사실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똑똑한 사람도 있고 멍청한 사람도 있다. 비율도 엇비슷할 것이다. 트위터랑 다른 커뮤니티랑 다른 점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그로를 끄는 동기가 살짝 다른 것 같다. 보통의 커뮤니티는 그냥 관심 끌기 & 조회수 올리기 이 정도일 것이다. 그렇지만 트위터는 앞 선 동기 + 내가 얼마나 정의로운지를 과시하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컷 비웃음만 당했다.






2015년...?




쉴드를 치려는 건 절대 아니다. 윤종신이 회발언을 한 건 맞다. 아마 10년 정도 지났는데, 당시에 방송에서 사과도 하고 라디오에서는 하차했다. 지금보다 저런 발언에 둔감했을 10년 전에도 굉장히 욕을 많이 먹었던 발언이다. 그리고 회발언 이후로 윤종신은 크게 말실수한 기억이 없는 것 같다.(물론 사람이니 소소한 실수를 했겠지..) 

하여간 위에서 2015년은 좀 너무 한 거 아닌가? 저런 거 만들어서 자기들끼리 까플을 하건 상관없다. 아예 하지 않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한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본인들 말에 설득력을 얻으려면 날짜를 좀 더 명확하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솔직히 말하면 나는 저 연도(절대로 오타가 날 수 없는 2008과 2015 두 숫자..) 분명히 특정 세력이 의도적으로 2015년이라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튼 위에 일들 외에도 크고 작은 일들을 기점으로 트위터를 점점 줄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도 많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로서는 많이 줄였고, 지금은 트위터를 완전히 접었다. 


키보드워리어 마스터 마저 고개를 흔들고 탈퇴





나름 인터넷 문화에 적응도 잘하고 각종 인터넷 찌질이짓을 오래 해온 나도, 그리고 키보드 워리어계의 레전드 진중권도 염증과 피로감을 느끼고 때려치울 정도다. 최근 몇 년간 나를 피로하게 만드는 요인이 트위터에 많아졌다. 그래서 트위터를 접었고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소한 꿀팁(트위터에서 본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를 1학년 때부터 썼다.) 이나 웃긴 글을 못 보는 게 아쉽기는 하다. 




내가 트위터 접게 만드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의 유형들. 예전엔 짜증났지만 지금은 감사하다. 덕분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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